관세부터 화웨이까지, 5분으로 끝내는 미중 무역분쟁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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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9월 1일자로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금 미중 무역분쟁이 뜨거운 토픽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이슈는 미국 상무부가 올해 5월 Huawei와 관계사 70곳을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기업 목록인 Entity List에 추가하면서 꾸준히 문제시 되어 왔는데, 양국간 움직임이 워낙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어 관련 이슈를 꾸준히 트랙킹해 온 사람이 아니라면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 칼럼에서는 미 중 무역분쟁의 경과와 영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해 보고자 한다.

 

추가 관세와 보복 관세, 미국과 중국의 관세 핑퐁게임

먼저 양국간 무역분쟁을 촉발시킨 계기였던 관세 조치에 대해서부터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양국간 무역분쟁은 2018년 7월 미국이 34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비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촉발된 사건으로, 미국은 이후 8월과 9월에 160억 달러와 2,00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추가 관세 조치를 발표하였다. 이 중 2,00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대해서는 2019년 1월 1일부터 관세율을 25%로 인상한다고 밝혔으나, 2018년 12월 양국이 관세 인상을 90일 유예하고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인상 시점이 연기되었다.

그러나 올해 5월 양국이 결국 재개된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는데 실패함에 따라 미국은 예정대로 2,00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였다. 이에 더해 올해 8월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10%의 관세를 15%로 올린다고 발표하였는데, 우선적으로 9월 1일자로 1,25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15%로 인상한 뒤 12월 15 일자로 남은 1,750억 달러 상당 수입품의 관세를 15%로 인상할 계획이다. 종합하면 미국은 총 4차례에 걸쳐 5,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조치를 발표한 것으로, 이 중 먼저 발표된 2,500억 달러 상당 수입품의 관세율은 25%, 9월 1일과 12뤌 15에 순차적으로 추가 관세 조치가 발효된 2,000억 달러 상당의 관세율은 15%가 되는 셈이다.

양국의 관세 부과 내용 정리

출처: 로아컨설팅

 

볼모가 된 Huawei,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 조치 발표

이처럼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은 중국 최대의 테크 기업 Huawei를 집중 견제함으로써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올해 5월 미국 상무부가 거래제한 기업 명단인 Entity List에 Huawei와 70개의 Huawei 제휴사를 추가한 것이 가장 강력한 견제 조치였는데, 이에 따라 Google이 가장 먼저 Huawei에 대한 Android OS 및 Google 앱 지원을 중단했으며 Intel과 Qualcomm 등 미국의 반도체 업체와 영국의 칩 디자인 업체 ARM 등이 차례로 Huawei와의 거래를 중단하였다. Facebook 역시 Huawei 스마트폰에 자사 앱을 선탑재 할 수 없도록 결정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거래제한 조치는 갑작스럽게 취해진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5G 상용화 시점을 앞에 두고 2018년부터 Huawei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여온 트럼프 행정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트럼프 정부는 2018년 1월 AT&T와 Verizon을 압박하여 양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Mate 10을 미국에서 판매하려던 Huawei의 계획을 좌절시킨 바 있다. 2018년 8월에는 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서명하면서 미국 정부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정부와 업무 관련 계약을 맺은 모든 기업에서 중국 네트워크 장비 및 서비스 사용을 전면 금지시키도 했다. NDAA의 경우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0년에 발효될 예정이다.

NDAA에 서명 중인 트럼프 대통령

출처: 미국 국방부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중

이 같은 강도 높은 견제 조치에 대해 Huawei와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눈 여겨 볼 만한 지점은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백악관의 예산국장 대행인 Russell Vought는 6월 4일 부통령 Mike Pence와 미 상원에 서신을 보내 지난해 통과된 NDAA의 시행 시점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Vought는 해당 서신에서NDAA가 시행될 경우 정부에 납품할 수 있는 기업의 수가 “극적으로 감소(dramatic reduction)”할 것이며 특히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지방의 소규모 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유예 기간을 종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WSJ는 NDAA의 통과가 미국 정부의 대 Huawei 제제가 본격화되는 기점이었다고 지적하면서, Vought의 NDAA 시행 시점 연기 요청은 “기업들에게 Huawei와의 거래를 갑작스럽게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Huawei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 이후 Huawei 뿐만 아니라 다수의 미국 테크 기업들 역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으로, Qualcomm 의 경우 Huawei와의 거래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0일 아침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하였고, 제품 중 상당수를 중국에서 생산한 뒤 수입하고 있는데다, 매출의 17~18% 가량을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pple 역시 HSBC가 무역분쟁 심화를 이유로 주가 목표치를 하향조정하면서 주가가 3%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시면허 발급, 당근을 꺼내든 미국 정부

이 같은 우려가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미국 기업들이 Huawei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not exactly happy)”고 언급하면서 Huawei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였다. Huawei가 “국가적인 수준의 중대하고 긴급한 문제”를 초래하지만 않는다면 “미국 기업들이 Huawei에 장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NEC(National Economic Council) 의장인 Larry Kudlow는 Fox New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제재 완화가 Huawei에 대한 완전한 “사면(amnesty)”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미국 상무부가 “아마도(probably)” 미국 기업들에 Huawei에 대한 제품 공급을 재개하기 위한 임시 면허를 발급하게 될 것이라 밝혔었다.

이후 8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가 Huawei에 발급하였던 임시 일반 면허를 90일 연장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Kudlow의 추측이 현실화되게 되었다. 미국 상무부는 5월 미국 기업들이 기존 네트워크의 보수 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 등을 위해 Huawei와 거래할 수 있도록 90일 기간의 임시 면허를 발급했는데, 8월 19일 반려 예정이었던 이 면허의 기간을 90일간 갱신해 주면서 Huawei가 일단은 거래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 미국은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Huawei의 관계사 46개를 추가로 등록하는 등, 당근뿐 아니라 채찍도 함께 내미는 모습을 보였는데, 양국이 이후 추가 관세 조치와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는 등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Huawei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Fox News에 출연한 Larry Kudlow

출처: Fox News 유튜브

 

훙멍 OS,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게 될 것?

이처럼 자사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이자 Huawei 역시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자체 OS인 훙멍(Hongmeng)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Huawei의 자체 OS인 훙멍(Hongmeng, 영문명 Harmony)은 올해 3월 Huawei 컨수머 비즈니스 CEO인 위청둥(Richard Yu)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 존재가 공개되었는데, 위청둥은 당시 Huawei가 스마트폰과 PC 모두에서 사용 가능한 OS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더 이상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경우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며 플랜 B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제한조치로 인해 Google이 안드로이드 라이센싱 중단을 발표한 이후 6월, 위청둥은 훙멍이 “모든 안드로이드 앱 및 웹 앱과 호환 가능하며, 안드로이드에 비해 60% 향상된 퍼포먼스를 보장한다”면서 훙멍이 “올해 가을부터 이용 가능할 것이며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Huawei가 훙멍으로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당시 중국 현지 언론들은 Huawei가 올해 10월 중국 및 유럽 일부 국가에서 훙멍을 탑재한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며, Strategy Analytics 등은 7월 초 Huawei가 올해 훙멍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시 Huawei의 스마트폰 OS 시장 점유율이 2019년 0.3%에서 2022년 6.0%로 증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Huawei 컨수머 비즈니스의 위청둥 CEO

출처: Huawei Mobile 트위터

Huawei는 안드로이드 패밀리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이와는 달리 런칭 페이(Liang Hua) 회장은 7월 1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훙멍이 향후 스마트폰 OS로 개발될 수 있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훙멍은 원래 스마트폰이 아닌 IoT 디바이스를 위한 low-latency의 산업용 솔루션으로 개발되었다고 밝히는 등, 주요 간부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Huawei가 처음 훙멍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한 당시에 밝힌 내용과도 상통하는 것으로, 당시 Huawei 대변인은 “솔직히 말해서, (자체 운영시스템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하며, Android와 Windows가 언제나 자사의 첫 번째 선택일 것이고, 자체 운영시스템은 불가피한 상황을 위한 백업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 VP인 Andrew Williamson의 경우 6월 Reuters를 통해 “(안드로이드)의 대체물 출시가 가능할 수 있도록(potentially launching)하는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면서 안드로이드 공급 중단 이후 수개월 내로 이러한 대체물이 준비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자체 OS로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 것이 “Huawei가 원하는 바는 아니며, 안드로이드 패밀리의 일부인 것에 매우 만족하지만 훙멍이 중국을 중심으로 테스트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당시 외신들은 이를 근거로 Huawei가 자체 OS를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나, 거래제한 조치의 장기화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접근이 완전히 봉쇄될 경우에만 불가피하게 안드로이드를 훙멍으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후 8월 Huawei가 중국 동완 지역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훙멍을 공식 공개하면서 이같은 추정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난 상황이다. Huawei는 “HarmonyOS(훙멍의 영문명)는 안드로이드나 iOS와는 완전히 다르며, 모든 시나리오에 거쳐 스무스(smooth)한 경험을 구현하는 마이크로커널 기반의 분산 OS”라면서 HarmonyOS가 PC부터 스마트워치까지 다양한 디바이스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스마트폰 탑재와 관련해서는 HarmonyOS가 스마트폰에 탑재 가능하며, 안드로이드에서 HarmonyOS에서 이전하는데는 수일이면 충분하다고 하면서도 “파트너십과 생태계를 고려하여” 아직은 스마트폰에 탑재할 계획이 없다고 단언한 것이다. 그러나 향후 양국간 분쟁이 어떻게 조정되는지에 따라 불가피하게 HarmonyOS로 안드로이드를 대체해야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훙멍 공개현장

출처: Engadget

 

집중 포화 속 Huawei의 운명은?

이 같은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Huawei는 잘 버티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Huawei는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23%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량의 증가와 5G 네트워크 장비 계약의 증가로 인해 Huawei 매출은 58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증가하였다. 이는 Gartner의 2분기 스마트폰 통계와도 어느정도 상통하는 내용으로, Gartner는 Huawei와 관련하여 지난 5월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 조치가 Huawei의 스마트폰 판매량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나, 8월 미국의 제한 조치가 다소 완화됨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량 역시 어느 정도 종전 추세를 회복했다고 분석하였다.

단, 구체적인 매출 수치를 밝히지 않은 5G 네트워크 장비 영역은 이미 미국발 견제로 인한 타격이 가시화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4월 공개된 2018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사 상대 비즈니스 영역의 매출은 2,940억 위안(약 438억 달러)로 전년대비 1.3% 감소했는데, Huawei 측은 이에 대해 통신사 상대 비즈니스 매출이 감소한 것은 “수년간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을 강도높게 비난하였다. 영국 리서치 업체인 IHS Markit 역시 대 Huawei 견제로 인해 일부 국가들이 Huawei 장비 구매를 꺼리게 됨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Ericsson이 2년만에 Huawei를 누르고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앞으로도 지금같은 집중견제가 이어질 경우, 자연히 Huawei가 입게 될 손실 규모 역시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며…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분쟁과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중국 테크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견제를 Huawei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처럼 양국간 분쟁이 점차 수위를 높여감에 따라 한국 기업들에 대한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NYT의 경우 지난 6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의 Microsoft과 Dell, 한국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영국의 ARM 등을 불러 Huawei 제제에 동참할 경우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ikkei Asian Review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이 삼성의 5G 입지 강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내용의 분석기사를 공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만큼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양국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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